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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지켜줘> 리뷰, 후기

by Golden Goose

* 2017년에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후기 겸 리뷰를 약간 수정해서 티스토리에도 가져왔습니다 만약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셨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그것도 제가 쓴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2 *

 

나의 지구를 지켜줘

( ぼくの地球を守って, Please Save My Earth )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좀 남아서 뭘 볼까 검색하다가.... 옛날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아직까지 못봤던 보쿠타마를 보기로 하고 일단 대여로 4권까지 빌려놓고 읽었는데 너무 흥미진진해서 바로 21권까지 다 대여해버렸다

   그리고 역시 명작은.. 괜히 명작이라 불리는게 아니라는걸 ... 한번 더 느낌................

   후유증 너무 심해서 지금 좀 죽을거같고 두시간째 이러고있어서 후기쓰자 하고 블로그 들어옴 ​ 

 

   안 보신 분들 계시면... 꼭 한번 보세요 

   인생에서 이렇게 괜찮은 작품 만나기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인생작 

   전생물의 바이블이며... 앞으로 전생을 소재로 한 어떤 작품이 나오더라도 이것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장르는 순정 기반이지만 SF와 서스펜스물적인 성향도 있네요....... 아 정말 흠잡을 부분이 거의 없다 

   정말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봐주세요

 

   아래 후기는 스토리 정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후기를 보시더라도 꼭 기회가 닿으시면...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 이북은 알라딘, YES24, 교보문고, 리디북스 등 여러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하시면 금방 찾으실 수 있습니다.
- 종이책은... 구판 애장판 전부 다 절판에 품절인 것 같습니다... (저도 사고싶어요... 팔아주실분 모십니다...)

 

 


 

 

스포 포함된 후기 및 감상글!


   아래 영상을 반복재생해두고 읽으시면 세배로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투니버스 리즈시절에 나온 애니뮤직시리즈인데... 노래랑 싱크가 너무 오져서 지금 저도 이거 한곡반복하면서 글쓰는중입니다

 

 

* 아무래도 만화책 21권 분량이다보니 엄청 깁니다... 스크롤 주의...

 

스토리 정리에 앞서 이걸 먼저 보는게 젤 좋을거같아서 가져왔다


   일단 주인공은 7명이다. 남자 넷에 여자 셋. 그 중 스토리상 주요 인물은 링(시온), 진파치(교쿠란), 앨리스(모쿠렌) 이렇게 셋인데 위에서 보다시피 캐릭터 7명은 모두 전생에 연이 있던 사람들이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까... ...... (눈물짬... ​


 

1. 그들이 사는 세상 (ㅋㅋㅋㅋㅋㅋ


   이 7명의 전생은 지구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외계인'이다. 지구를 관찰하기 위해 달에 지어진 기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인데, 그 목적을 위해 모성(母星)을 떠나 달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모성은 지구보다 높은 과학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류가 '사자림'이라는 공통된 신(종교)을 믿고 있다. 또한 동시에 초능력이 존재하는 세계이기도 한데, 이 초능력은 '사체스'라고 불린다. 주로 염력과 텔레파시 등.

   이 세계에는 또 특이한 존재가 있는데 그게 바로 '키체 사자리언'이라는, 지구에서 보면 성인/성녀쯤 되는 존재다. 1억명 중 한명 꼴로 태어난다고 하는 희귀한 돌연변이로 이마에 네잎클로버 모양 표식이 있으며, 그들은 식물의 말을 이해하고 동물과 감정을 공유하며 노래로 식물을 성장시키는 초월적인 존재들이다. 그 능력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사자림의 축복'이라고까지 불리는 존재.

   이들의 모성은 불어나는 인구를 감당치 못하고 점점 시들어간다. 이에 사람들은 주변의 다른 별로 이주하며 살아가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있어 급기야는 서로의 터전을 위한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한 전쟁통 속에서 모든 가족을 잃고 전쟁고아로 자란 '시온'이 이 만화의 남자주인공이다.

시온이.. 너무 잘생겨서.. 환멸이난다......

   한편, 그와는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 있었다. 부모가 모두 키체 사자리언, 그리고 자신도 키체 사자리언인 절세미녀 '모쿠렌'.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넘치는 그녀는 '키체스(=키체 사자리언)'라는 후광마저 업고 모두의 마돈나같은 존재로 살아왔다.

   이 둘을 포함한 전세의 7명은 달에서 원인 불명의 전염병으로 전원 사망하게 되고, 지구에서 환생하게 된다.

 

   이 만화의 특이한 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특히나 전개 방식이 굉장히 잘 짜여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작품 내에서 현세의 7명은 처음부터 전생을 모두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꿈'으로 자신의 전생을 보게 된다. 이를 '각성'이라고 하며, 각성은 간헐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각자가 기억하는 단편적인 부분들을 서로 맞춰보며 자신의 기억을 떠올려 나가는 등의 요소를 넣어서 '전생에서 진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교묘하게 감추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 앞부분만 읽었을 때는 마냥 평화롭게만 보였던 전생의 7명의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사실은 처참하고 잔혹한 오해와 속죄로 점철되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특히나 스토리 전개가 정말 최고라고 생각했던 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시온의 시점으로 먼저 보여주고, 한참 뒤에 모쿠렌의 시점으로 다시 보여주는데, 같은 사건을 겪는데도 둘의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줌으로서 둘 사이에 얼마나 깊은 골이 패여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단 거다...

 

   이들 7명은 각자 다른 이유로 달에 왔다. 지구(KK)에 알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껴 탐사대에 자원한 모쿠렌이 있는가 하면 전쟁고아이자 사체스(초능력자)로서, 또한 최고의 엔지니어로서 나라의 명에 따라 강제로 오게 된 시온도 있고, 그런 시온을 따라 온 교쿠란과, 그 교쿠란을 따라온 엔쥬, 또 그 엔쥬를 따라온 슈스란(ㅋㅋㅋㅋㅋ)이 있다.
   위 관계도를 보면 알겠지만 시온과 교쿠란은 소꿉친구(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 둘은 지옥의 애증 및 라이벌관계)이고 엔쥬는 교쿠란을 좋아하며, 슈스란은 그런 엔쥬를 좋아한다. 이미 여기서부터 지옥의 삼각 사각 오각관계가......

   어쨌든 중요한 건 이들 사이에서 '모쿠렌'은 여신같은 존재로서 남자들 넷의 우상이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교쿠란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시온도 자신의 감정에 서툴렀을 뿐 그녀를 마음에 깊이 두고 있었다.

 

 

2. 시온 

 

   시온의 감정에 대해 설명하려면 일단 두 가지 키워드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시온의 과거, 두 번째는 교쿠란과의 관계다.

 

   먼저 과거부터 살펴보자면 (사실 과거 보다보면 교쿠란이랑 관계도 나옴) 위에서도 언급했듯 시온은 전쟁고아 출신으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이며 살았었다. 그러던 중 사체스(=초능력자)라는 것이 밝혀져 나라에서 그를 거두게 되고, 사자림을 모시는 사제들(리안)에게 맡겨진다. 하지만 시온은 사자림을 믿지 않는다. 신이 실제로 있다면 전쟁이 왜 존재하며, 자신은 왜 행복하지 않은가, 하는 당연한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에 시온을 아들처럼 아꼈던 한 리안은 그에게 가정을 찾아주기로 하고, 한 중년 남성에게 그를 맡긴다.

   중년 남성의 이름은 라즈로로, 시온의 사정을 모두 알면서도 그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사람인데 시온의 진짜 '아버지'가 되어 주려고 했던 라즈로는 그와 함께한지 불과 78일만에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안타깝게도 한번 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시온은 그대로 비뚤어진 성격을 가진 채 성장한다. 초능력과 더불어 뛰어난 두뇌를 가졌던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데, 돋보인 만큼 주변에서 전쟁고아라는 놀림을 수도 없이 들으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홀로 싸우던 시온 앞에 불현듯 교쿠란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는데, 교쿠란은 시온과는 정반대로 행복한 가정 아래서 자란, 마치 햇살같은 정의로움 그 자체다. 교쿠란은 괴롭힘당하는 시온을 보며 자신의 일인 양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시온을 돕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집에 초청해서 '형제로 지내자'고 까지 말한다. 하지만 이미 비뚤어진 시온에게는 교쿠란의 그런 호의가 오히려 고통이었다. 교쿠란의 행복한 가정을 보며 시온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모두 가진 교쿠란을 친구이자 증오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둘 모두 훌륭한 머리로 유명 대학에까지 함께 가지만 시온은 교쿠란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며 매번 그의 앞에서 사고를 친다. 그럼 또 교쿠란은 그런 시온을 내버려두지 못하고 잔소리를 하는데, 시온은 또 그게 듣기 싫어서 비꼬는 등 둘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기만 한다.

 

   그런 둘의 관계가 폭발한 것이 '코코스'라는 여학생이 관련된 사건인데, 얼굴 반반했던 시온은 (실제로 반반해서 눈물이난다....) 코코스라는 여학생에게 대시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시온은 교쿠란이 사실 코코스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교쿠란을 고통받게 하기 위해 코코스와 사귄다. 이는 심지어 양다리였고, 시온은 그녀를 잠깐 사귀다가 차버린다. 교쿠란은 그런 시온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정의의 상징인 그답게 코코스를 위로해주고 '시온은 사실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야'라며 코코스에게 그를 용서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코코스는 시온에게 '난 널 용서하지 않지만, 교쿠란이 널 용서하라 했으니 그대로 할 거야'라고 말한다.

 

   이에 시온은 충격을 받는다. 교쿠란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한 일이었는데, 거꾸로 자신이 교쿠란에게 졌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온은 교쿠란에 대한 증오와 분노, 박탈감을 느끼며 그를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게 된다.

 

   (여기까지 썼을 땐 교쿠란이 존나게 착하기만 한 성인군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교쿠란은... 성인군자라기보단... 눈새(ㅋㅋ큐ㅠ)같은 느낌이다.... 항상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겐 고통일 수도 있다는 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 너무나 현실에도 있을 법한 캐릭터라서 미치는 줄 알았다... 뭐라고 할까 '나 힘들어'라고 말하면 '세상엔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아 그러니까 힘내자' 라고 위로하는 그런 스타일... '애가 나쁜애는 아닌데'...)

 

   어쨌든 둘은 나란히 KK(지구) 탐사를 위해 달로 가게 되고 그 속에서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3. 모쿠렌

 

   그렇다면 시온과 함께 또 다른 주인공인 모쿠렌은 누구인가? 위에서도 서술했듯 모쿠렌은 모두의 우상같은 존재이지만, 사실은 천방지축 말괄량이 아가씨다. 키체스로 태어났지만 마찬가지로 키체스였던 부모의 고통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자랐기에, 어렸을 때부터 '난 키체 같은 건 필요 없어. 언젠가 키체(이마의 표식)를 없애 버릴 거야' 라고 다짐하며 자란다.

   키체스의 고통이란, 다름 아닌 무능한 자신에 대한 혐오다. 키체스가 무능하다니?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키체스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이다. 사자림의 현신처럼 여겨지는 키체스들은 사람들로부터 쏟아지는 '기적에 대한 기대'에 비해 실제로 해낼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노래하는 것뿐이다.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던 모쿠렌의 아버지는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로 괴로워했으며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란 모쿠렌은 자연스럽게 '키체는 필요 없다'고 여기게 된다. (이거 말고도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어쨌든......ㅠㅠ)

   키체를 잃는 방법은 다름아닌 '순결을 잃는 것'이다. (순결이란 표현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90년대 순정만화들이 순결 소재를 워낙 많이 써먹으니.......) 그래서 모쿠렌은 어려서부터 일찍 결혼해 버려서, 키체를 잃고 키체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다.

 

   키체스였기 때문에, 세살 때 부모와 격리되어 다른 키체스들과 함께 자란 모쿠렌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고, 같은 여자들에게는 견제받으며, 남자들에게는 부담스럽게 떠받들어지며 외로운 삶을 산다. 그런 그녀의 앞에 교쿠란과 시온이라는 두 남자가 나타난다. 둘 모두 얼굴이 그녀의 취향이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나 모쿠렌은 시온을 마음에 들어한다.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그녀가 시온을 마음에 들어하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었다.

   시온은 그녀가 키체스였다는 것조차 깜빡 잊어버릴 정도로 그녀를 그저 '평범한 한 인간'으로 보고 있었다. 늘 키체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기를 소망했던 그녀에게 있어 시온의 이런 태도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을 터.


   하지만 달 기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시온은 모쿠렌의 이상적이고 낙천적인 이상향을 알게 된다.

   작중에서도 모쿠렌과 교쿠란은 비슷하다는 언급이 자주 나오는데, 시온의 정반대에 서있던 인물이 교쿠란인 만큼 모쿠렌 또한 시온의 대칭점같은 존재다. 지극히 현실주의자이며 냉철한 시온과 반대로, 모쿠렌은 밝고 쾌활한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었기에 시온은 그런 그녀를 싫어하면서도 관심을 놓지 못한다. 모쿠렌 또한 시온의 툭툭 내뱉는 말에 상처받으면서도 시온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는데, 교쿠란의 존재 때문이었다. 시온에게 심한 말을 듣고 혼자 우는 모쿠렌을 위로해준 건 항상 교쿠란이었으며, 시온은 그런 교쿠란과 모쿠렌을 보며 '모쿠렌은 교쿠란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하게 된다. 반대로, 모쿠렌은 자신에게 차갑게 구는 시온을 보며 '시온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한다... (고구마드링킹..

 

 

4. 무슨 일이 있었나?

 

   1~3번이 주인공들의 기본적인 성향과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에 관한 내용인데...
   연구 중, 그들에게 커다란 재앙이 닥친다. 전쟁으로 모성이 파괴되고 모든 인간이 전멸했다는 끔찍한 소식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돌아갈 곳도 모두 잃은 일곱 사람은 패닉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러던 중 시온이 '다 함께 지구로 내려가자'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모쿠렌과 슈카이도, 슈스란은 이에 동의하지만 다른 세 사람은 반대한다. 사유는 모성은 파괴되었을지라도 자신들의 원래 의무인 '지구를 관찰한다'는 목적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시온은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다가 리더인 히이라기에 의해 격리조치된다.

 

   모쿠렌은 이 격리 조치에 강력하게 반대하지만 다른 이들의 동의로 시온은 결국 감금되고 모쿠렌은 시온을 풀어주려 애쓴다. 하지만 매일 식사를 가져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모쿠렌과 대화하던 시온은, 모쿠렌의 '제발 교쿠란과 화해해 줘, 이대로 가다간 교쿠란마저 고립될 것 같아' 라는 말에 꼭지가 돌아버린다 (ㅠㅠㅠ...

 

   모쿠렌은 물론 시온을 더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이미 오해를 하고 있는 시온 입장에서는 저 말이 '난 너보다 교쿠란이 더 좋아. 다른 애들이 항상 그랬듯이' 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들렸을 것이다... 교쿠란에 대한 라이벌 의식에 더불어, 키체스라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에 대한 증오로 돌아버린 시온은 나쁜 생각을 품게 되고, 모쿠렌에게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사실 너를 사랑한다(!). 네가 너의 순결을 버릴 정도로 강한 결의를 품고 있다면, 네 순결을 내게 줘라. 그럼 교쿠란과 화해하겠다' 라고 악마의 속삭임을 건넨다.

 

   시온 시발놈........ 그치만 모쿠렌은 이미 그를 좋아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기다가 모쿠렌은 어렸을 때부터 키체를 없애는 것이 소원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시온과 관계하여 키체스가 아닌 평범한 인간이 되고자 결심하고 그를 찾아간다. 하지만 시온은 그녀 앞에서 실언을 하고, 모쿠렌은 그의 '사랑한다'는 말이 거짓이었음을 깨닫고 그를 거부하지만 시온은 막무가내로 그녀를 몰아붙여 결국 관계를 맺는다... 이른바 강간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보기 불편한 부분이었지만........................... 아 솔직히 나도 넘 마음이 불편했다 이 부분에서...

 

   어쨌든 모쿠렌은 충격으로 인해 고열로 앓아 눕게 되며, 슈스란에 의해 발견되어 모두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 교쿠란은 미친 듯이 화를 내고, 시온 또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하지만 모쿠렌은 시온에게 강제로 겁탈당했다는 데에 충격받은 게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 키체스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원이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그보다도 '시온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쿠렌은, 자신을 키체스가 아닌 한 여성으로 봐준 시온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시온을 찾아간 건 내 의지였다, 우리 둘은 이제 약혼한 사이다'라며 다른 이들을 설득한다.

   거기다가 그녀는 관계를 맺었음에도 이마의 키체가 사라지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다른 이들도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교쿠란도 포기하고 시온은 감금에서 풀려난다.

 

   모쿠렌이 쓰러져 있던 일주일간 자신을 되돌아본 시온은 그제야 참회하며 그녀 앞에서 자신의 과거와 속마음을 모두 꺼내놓는다. 하지만 그건 모쿠렌의 마음을 한번 더 찢어버리는 일이었다.

   시온은 모쿠렌의 앞에서 자신이 지금껏 행복한 이들에 대한 질투와 분노로 비틀려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모쿠렌은 그런 그의 참회에서 더욱 비참함을 느끼게 된다. '네가 아닌 누구라도 상관없었다'는 말이, 그녀에게는 되려 '키체스의 자애로움으로 내 곁에 있어줘'라고 들렸던 것이다.
   자신을 키체스가 아닌 한 여자로 봐주었기에 시온을 좋아했던 그녀는, 최후에 와서 자신을 키체스로 인정해버리는 그를 보며 복잡한 애증에 시달리지만, 그의 곁에 있기 위해, 동시에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대로 그와 약혼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정작 시온은..... 모쿠렌이 교쿠란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눈물흘림...) 모쿠렌이 교쿠란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독을 달래주기 위해 자신 곁에 있어준다고 생각해서 그녀를 말 그대로 '성스러운 키체 사자리언'이라고 생각해버린다...

 

  ​ 이렇게 두 사람의 오해는 깊어져만 가고, 그러던 중 의문의 전염병이 발병한다.

   맨 먼저 죽은 것이 교쿠란, 그리고 엔쥬, 슈스란, 히이라기가 뒤를 이었다. 최후의 3인이 된 슈카이도, 모쿠렌, 시온이었지만 의학자였던 슈카이도는 먼저 죽은 네 사람으로부터 백신을 개발한다. 하지만 샘플이 부족하여 백신은 1명분밖에 없었고 슈카이도는 이를 자신에게 사용하려 했으나 자신이 이미 발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슈카이도는 그 백신을 시온에게 맞힌다. 결코 좋은 의도에서가 아니었다. 그는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모쿠렌을 사모했으며, 그렇기에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시온을 미워했다. 그래서 슈카이도는 시온을 살렸다. 자신이 죽고 모쿠렌이 죽고, 돌아갈 고향마저 파괴되어 없어진 이 광활한 우주에서 시온이 홀로 비참히 죽어가길 바랐던 것이다. (후에 환생한 슈카이도는 자신의 죄의 무거움에 절망하며 속죄하고자 온 힘을 다한다.)

 

   결과적으로 슈카이도가 죽고, 그 뒤를 모쿠렌이 따른다. 이들의 신앙에서 자살하는 자는 환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슈카이도가 죽은 뒤 자신이 발병했다는 것을 깨달은 모쿠렌은, 홀로 남을 시온을 걱정해서 시온을 죽이고 자신은 병사하려고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분노와 사랑이 겹쳐지며 끝내 일을 행하지 못한다.
   모쿠렌은 시온에게 유언을 남긴다. '제발 자살하지 말아달라'고. 살아남아서, 환생해서, 내세에서 자신과 한번 더 만나달라고 소망한다. 홀로 살아남아 몇 날 며칠, 몇 년을 살아가야할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었지만 모쿠렌은 그 잔인한 처사에도 불구하고 그와 한번 더 만나고 싶다는 소망에 그런 유언을 남기고 모쿠렌을 사랑한 시온은, 그녀의 말을 거역하지 못한다.

 

   그렇게 모두가 죽어 사라진 달 위에서, 자그마치 9년 동안 시온은 홀로 방황한다.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동료들의 시체와 함께 서서히 미쳐간 시온은 마침내 발병하여 행복하게 죽음을 맞는다.

   그래서 시온의 환생인 링은 다른 모두보다 9살이 어리다. 9년 늦게 죽었기 때문에........... ​

 

 

5. 현실에서는? 

 

   1~4에서 서술한 과거가 실제로 작중에서는 시점을 왔다갔다하며 복잡하게 밝혀진다. 그럼 현실에서의 이 7명은 어떤 관계였는가 하면...


   일단 모쿠렌의 환생인 앨리스교쿠란의 환생인 진파치, 그리고 엔쥬의 환생인 잇세이는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이다. 시온의 환생인 링은 앨리스의 옆집에 사는 초등학생이다. 시온의 기억이 돌아오기 전에도 링은 앨리스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녀에게 계속 짓궂은 장난을 치고 참다 못한 앨리스가 링을 혼내다가, 그 여파로 링이 17층 베란다에서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기적적으로 나무가 받쳐줘서 목숨을 건진 링이었지만 앨리스는 죄책감에 어쩔 줄 몰라하고 그 사고로 시온으로서의 기억을 모두 각성한 링은, 그때부터 시온으로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모두에 대한 증오와 혼자 살아남았을 때의 광기로 약간 맛이 가 있는 시온은 이런저런 일을 꾸미며 자신의 초능력으로 목적을 위해 폭력도 불사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현실에서 사건들의 주된 내용이 된다.

 

   시온이 하고자 하는 일은, '달기지를 작동시키기 위한 키워드를 모으는 것'이다. 일곱 명 각자에게 있는 키워드 7개를 모으면 달기지를 작동시킬 수 있게 되는데, 여차저차해서 과거의 기억을 모두 되찾은 7명이 모이게 되고 다른 이들의 키워드를 모두 모은 링은 마지막으로 앨리스에게 키워드를 알려달라며 간절한 부탁을 건넨다.

정말 너무너무 불쌍한 부분...................................... ​

   시온이 달기지의 키워드를 찾으려는 이유는 어찌 보면 참으로 순수한 소망 때문이었다. 그 소망은 바로 '지구에서 전쟁을 없애는 것'이다. 전쟁고아로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시온은, 이제야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이상향인 지구에 정착했는데 이 지구에마저 전쟁이 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한다. 언제 지구도 자신의 모성처럼 파괴될 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 달기지를 조종하고 모쿠렌의 힘을 빌려 지구의 인간들을 통제하려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나 순수한 소망을 위해 '통제'라는 강압적인 수단을 택하고 앨리스의 '협조'를 바라며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모쿠렌(앨리스)을 떠나보낼 결심까지 한다.

 

   시온(링)의 진짜 목적을 들은 앨리스는 링과 대화를 시도하고, 서로의 오해에 대해 얘기한다.

키체가 안 사라진거에 대해서 서로 겁나게 오해하고있었다 진짜 고구마 백개 먹은기분이엇는데 겨우 해소되고 (ㅠㅠㅠㅠㅠ

   이제야 오해가 풀리는가 싶지만, 그들 사이엔 아직 장벽이 남아 있었다.​

   앨리스는, 링과 시온이 융합된 것이 아니라, 시온이 링 안에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갑작스럽게 시온으로서의 삶을 자각해버린 링은, 링으로서 살아온 날이 너무나도 짧았기에 시온의 기억에 지배당한 것뿐 사실 별개의 인격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만화책으로 볼땐 몰랐는데 애니로 보니 둘이 1인칭 호칭이 다르다... 호칭으로 구분 가능. 시온은 오레, 링은 보쿠)

   그렇기에 두 사람은 서로 상반된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시온의 목적이 지구의 통제라면, 링의 목적은 달기지의 파괴였다. 링은 시온으로서의 기억을 되찾았을 때, 시온이 미쳐가면서 달기지에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걸 기억해내지만 그 '무언가'가 뭔지 알 수 없기에 두려워서 달기지를 파괴하고자 하는 것.

 

   결과적으로 시온은 키워드 7개를 모두 모으고, 도쿄타워에 올라 달기지를 조종하려 한다. 이에 앨리스는 제발 시온이 아닌 링으로서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갈팡질팡하지만 링은 결국 시온을 이겨내고 달기지 파괴를 선택한다.

   (이 부분도 마음이 찢어졌다... '어서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다'는 시온의 키워드인데 이 장면에서 이게 나오니까 정말... 생애동안 단 한 번도 돌아갈 곳이 없었던 시온의 삶을 생각하면...)

 

   하지만 어쨌든 달기지는 파괴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이미 달기지가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쳐가던 시온이 마지막으로 만들어냈던 건, 영상 재생 장치였다. 모쿠렌이 노래하는 영상을 반복재생하는 장치로, 병으로 죽은 그녀를 다시 한 번 보고자 소망했던 시온의 간절한 바람이 녹아있는 것이었으며 또한 그녀의 유언대로 자신들이 환생할 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만든 것이었다.

   모든 것을 깨달은 링은 기절하듯 잠들고, 앨리스는 며칠 뒤 깨어난 링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앨리스는 '나는 링을 좋아해, 시온보다 더' 라고 말한다. 이는 '모쿠렌을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나는 나야'라는 말과 같다. 작품 내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지는 장면이, 이 7명이 전생의 기억이 너무 선명하니까 현실에서도 마치 전생의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회의감을 느끼는 장면이다. 그런 그들에게 주변 사람들이 계속해서 건네는 메시지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현재의 너희에게는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한 모독이다' 라는 말이 얼마나 아프게 와닿던지.... (눈물쏟음..

 

   그렇게 이 7명은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로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기 시작한다..................................... 나름의 해피엔딩


 

 

이제부턴 진짜..... 후기.....

 

   아 스토리정리만 존나 길어졋다 근데 진짜 스토리 좋아서... 꼭 한번 정리하고 싶었다... 정리해둬야 나도 더 오래 기억하고 내용정리가 될 것 같아서..............
  이것만 읽으시고 나의 지구를 지켜줘 다 보신거라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진짜 직접 읽어보셔야해요... 직접 읽으시고... 이 명작을 가슴에 묻어주세요... 진짜 이런작품 만나기 힘듭니다 살면서..................... ​

   어쨌든 위에도 잠깐 썼지만 전생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은 정말 나오기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전생물이란... 이고깽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생을 다루는 작품...) 이유로 꼽는 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전생을 다루는 방식이 여타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최근에 유행탔던 <도깨비>나... 넓게 보면 <환상게임> 등에서 등장하는 로맨스로서의 전생물은 대부분 전생의 연이 현세에 와서도 맺어지는 그런 게 절대다수인데 <나의 지구를 지켜줘>는... 결과적으론 전생대로 이어졌지만 그 과정에서 '전생은 전생일 뿐'임을 강조한다. 심지어 작중엔 아예 이런 대사가 있다.

 

   "전생에서 사랑한 연인이 현세에서도 맺어진다는 건 분명 로맨틱하지만,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상 이 작품에서, 전생이란 건 단순히 전생으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과거'처럼 다뤄진다. 아예 다른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과거를 딛고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스토리 전개 방식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의 지구를 지켜줘>는 서술 방식 중 회상이 절반인데 이 회상을 여러 시점에서 보여줌으로써 각자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이해시키고, 더불어 시간대도 왔다갔다하면서 보여줘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를 추리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다가 현생과 전생 모두에서 급박한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고 음모가 계속 꾸며지기 때문에 다음엔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다 진ㅉ ㅏ 앉은자리에서 다읽어버림.............

 

   세 번째는 캐릭터성이 좋다는 것. 루미코 월드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각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듯한 '캐릭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면 이 작품도 주인공 7명의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점이 좋다. 위에서 대폭 생략해서 쓰는 바람에 슈카이도나 히이라기, 엔쥬, 슈스란에 대해서는 거의 서술을 못했지만 이 네명도 작중에서 충분히 많이 다루어져서 각자의 캐릭터가 확고하게 자리잡힌다. 더불어 이 7명은 (작품의 의도대로) 현생과 전생이 꽤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주인공이 14명인 것이나 다름없는데 처음에는 좀 헷갈리지만 이 14명을 머리에 확실히 각인하고 나면 정말 재밌다... 커다란 유기체가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걸 보는 듯한 쾌감이랄지...

 

   특히나 초등학생 몸에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성인 남자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링'이라는 캐릭터는 진짜 ... 세상에 어떻게 이런 캐릭터가 있냐며....... 진짜 환장한다 링... 무슨 취향개조당하는줄 알았고,,,, 하여튼 그만큼 오졌다...

 

   사실 이렇게 이유 달아서 설명하기도 구차하다 진짜로 보는 순간 온 마음을 다 뺏겨버릴 것 같은 그런 명작대열이라서... <소녀혁명 우테나>나 <프린세스 츄츄>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명작이 아니라 진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고루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작품......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맞는 말인듯. 소재 자체도 그렇지만 전생+SF 조합이 정말 최고였다 둘 다 뭔가 향수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느낌이 있어서... 특히 작중에서 모쿠렌이 시종일관 '우리는 지구로, 미래로 돌아간다'고 말하는데 이 '돌아간다'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시온의 마지막 키워드도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다'인 게 너무 신의 한수였다. 처음 이 키워드 나올 땐 진짜 아무 내용도 아닌 것처럼 스쳐 지나가서 몰랐는데 이게 적재적소에 쓰이니까 눈물 터져버리고......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순정만화라 너무 좋았다. 어느 부분이 현실적이었냐면 등장인물들의 감정변화와 그에 따른 행동이 정말 너무나도 현실적...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앨리스가 링이 17층에서 떨어진 뒤로 죄책감에 시달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부분이라든가... 일반적인 순정만화 주인공들이 보이는 양상과 꽤 다르기 때문에... 아무튼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정말 현실적이다. 만화스러운 부분이 한 군데도 없어...

   개인적으로 뽑는 정말 좋아하는 장면은...
"방금, 작은 당신을 구해냈어."

   이 대사는 어디선가 주워듣고도 저게 대체 무슨 소릴까 이해를 못했는데 진상을 알고 보니 너무너무 눈물터지는 눈물지뢰 구간이었음...

   모쿠렌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사람은 키체스가 아니어도, 누구나 평생에 한 번 기적을 일으킨다'라고 말하는데 모쿠렌에게 있어 그 기적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녀는 죽기 직전에 지구를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일본 한 구석 17층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링을 목격하고 그를 받아내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모쿠렌은 한눈에 그가 시온의 환생임을 알아본다. 잠시였지만 미래로 떠나, 시온과 함께 하는 미래를 구해낸 것, 그것이 그녀의 기적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죽음을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돌아간다'고 확신을 담아 말할 수 있었으며, 그 미래를 위해 시온에게도 자살하지 말아달라며 "저 멋진 기적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아줘"라고 부탁한다. 정말... 언제 봐도 완벽하고 흠잡을 데 없는 명장면...

   (아무튼 쓰고싶은 것들이 더 많은데 글이 길어져서 쓸 기력이 없어졌다는 주절거림... 애장판 10권 팔아주실분... 절하면서 모십니다........... 댓글달아주세요...)

 

호오... 호오... 나지구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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